도서관 초대석에서 노명우 교수님의 인생극장을 만나다!

    

썸네일

 

 

1

 

2

 

서강도서관 초대석에서 노명우의 인생극장에 대해 듣고왔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부모님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노명우 교수님은 부모님의 죽음을 1년 2개월이라는 시간의 간격을 두고 연달아 겪으시며 살아간다는 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해요. 한 사람의 일생이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부모님들의 인생을 추적하고 그들의 삶을 복원해 기록으로 남기셨다고 합니다. 

 

 

인생은 극장에서 펼쳐지는 연극이다.

이전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인생이라는 이 무대를 누구나 오르지만 영원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인간이 선택할 수 없는 두 가지

한 사람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하셨는데 그중 첫 번째는 사람이 태어나는 시기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1920년대 태어난 아버지, 1930년대에 태어난 어머니, 1960년대에 태어난 본인의 이야기를 하며 시대가 우리에게 부여한 시대적 제약과 분위기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설명하십니다. 

1930년대의 여자는 남자에 비해 사회적 제약이 많았지만 이 시대의 여자는 그때와는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두 번째는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날 것인가 하는 것이었어요. 부모와 자식관의 관계는 정서적으로 보면 정말 친밀한 인연의 고리이지만 냉정하게 사회적인 입장에서만 바라보면 이전 세대의 부가 상속되는 통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부모의 부가 뒷받침 못해 할 수 없는 것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이 한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시대와 부모를 선택하고 태어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어떤 시대와 부모에게서 태어날지는 본인의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부모의 인생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의미?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을 텐데 우리는 그분들에게도 존재하실 어린 시절에 대해 나의 어린 시절과는 다른 그분들의 어린 시절 시대적 분위기와 그분들이 느꼈을 고민들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것 같아요. 

노명우 교수님께서는 누구를 알고 있다는 건 그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야 아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본인의 부모님에 대해 부모로서가 아닌 그들의 인생에 대해 알고 계신 게 전혀 없으셨다고 하셨어요. 

왜 알고 있는 것이 없을까? 

그 시대의 평범한 개개인의 삶은 자신의 인생을 말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십니다. 만약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들이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그 사람에 대해 알려고 하고 기록으로 남겨지는데 단지 대단한 위치에 있지 않아서 평범한 한 사람의 일생이 남겨지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말하셨습니다. 

부모님들의 유품을 보았는데 남겨진 것들이 노인생활용품뿐이었다고 합니다. 평생을 노인으로 살아온 것도 아니고 그들에게도 유년시절이 있었고 모든 세대를 거쳐 노인이 된 것인데 노인생활용품은 그들의 인생을 말해주는 물건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과잉으로 전해지는 심경 流言(유언) 혹은 遺言(유언) 떠도는 심정

노명우 교수님은 유언 없이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그렇게 감쪽같이 사라지셨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돌아가셨다는 것이 본인의 착각은 아닐까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모든 개개인은 자신의 인생에 어떤 방식으로든 최선을 다하고 살았지만 기록되지 않으면 있었던 것도 모를 정도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사회학자인 아들의 마지막 인사

노명우 교수님은 기록에 남겨지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아온 부모의 심정을 복원하고 기록하는 것이 아들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분들에 대해 남겨진 단서나 알고 있는 것들은 많지 않지만 그분들의 살아왔던 인생의 무대를 답사하고, 그 시대의 영화를 보며 동시대 사람들을 이해하고 부모님들의 삶을 복원해내려고 하셨다고 합니다.

 

교수님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자신의 인생을 함부로 사는 사람은 없다고 말하며 자신을 기록하고 표현할 때 비로소 각자의 인생에 주인공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인생표현하자! 남기자!

 

 

내가 생각해본 살아간다는 의미

아주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될 삶을 꿈꿀 수 있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는 어린 시절의 삶을 꿈꾸지는 못하죠. 늙어감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젊어감은 아무도 할 수가 없는 일이에요. 일초라는 시간이 모여 몇십 년이라는 시간을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시간이 불과 몇 초처럼 순식간에 이 자리에 나를 데려다 놓은 것만 같아요. 10년, 20년을 더 살아도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겠죠. 어제의 어제로 그 어제의 어제로 돌아가 내가 머무르고 싶은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야 생각하면 누구나 안타까운 마음 일거예요. 하지만 더 시간이 흐른 뒤에는 지금 이 순간도 그 어제가 되길 바라는 시간이 되겠죠. 이 순간이 소중한 이유는 이 순간은 늘 내일보다는 귀중한 시간이기 때문일 것 같아요. 

단지 내가 늙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틀은 전체적으로 다 흘러가고 있잖아요. 내 부모님, 내 주위의 모든 것 더 나아가 이 세상의 모든 것들 사회적인 것들까지도요. 

그러니까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좋을 때다'라고 말하는 것들이 그때는 몰랐는데 참 좋은 시절이었던 게 맞는 것 같아요. 단지 내가 어렸고 부모님이 젊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요. 

모든 인간의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은 막연히 생각하지만 어린 시절의 내가 지금 어른으로 살아가고 부모님이 늙어가는 것을 보며 삶은 끊임없이 세대가 교체되어가는 과정을 겪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이 농담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살고 싶다'라고 말을 하죠. 하지만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내가 살아온 이 시대와 과정을 겪으며 살아갈 수는 없을 거예요. 

같은 인간으로 또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내가 겪은 어린 시절의 시대 속 무대가 아닌 지금의 세상에서 어린 시절을 겪고 미래의 어떤 세상에서 어른이 되겠죠.

정말 큰 욕심은 시간을 멈추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면 지금 이 순간이 내가 살아갈 시간 중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고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살아가다 보면 마음 아픈 순간들을 어쩔 수 없이 맞이하게 되죠. 살아간다는 것은 언젠가 슬퍼질 것을 때론 걱정하며 때론 알면서도 모른척하며 살아가는 여정 같아요.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들지만 오늘이 오늘이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나와 내 부모님이 하루라도 더 젊은 오늘이어서.

 

포스터에서도 나와 있듯이 노인과 청년, 서로 다른 시간의 고향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말이 정말 이 강의의 주제였어요. 

강의를 듣는 내내 한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그 모든 과정을 단지 일차원적인 접근으로서가 아닌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나 혼자 하는 고민인 줄 알았는데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함께하는 고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의 위안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3
33

 

댓글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 ]